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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샘 국어 수업/한 학기 한 권 읽기

기초 작업 1. 오리엔테이션(수업 안내 및 모둠 편성)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1시간씩 독서 시간을 가지며, 한 학기 동안 10~12차시 정도로 운영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하지만, 가르쳐야 할 내용이나 학교 교육과정, 또는 수업 상황 등에 따라 시기를 정해 연달아 독서 시간을 운영할 때도 있다.

연달아 독서 시간을 운영할 때에도 책 읽을 시간을 최소 3~4시간 정도는 부여해야 하므로, 사전 활동과 독후 활동까지 포함한다면, 2주 정도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보통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수행평가 중 독서 영역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평가를 겸하지 않고 책 읽기만을 진행하게 되면, 자칫 독서 시간을 노는 시간 정도로 여기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은 점수일지라도 수행평가와 연결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독서 수업의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난 후 독후 활동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독후 활동 시간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오리엔테이션 1시간, 책 읽기 3~4시간, 독후감 작성 1시간 정도로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책 읽기만 진행하는 것보다 모둠별로 토의, 토론을 하거나 독서신문이나 북트레일러 같은 독후활동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거치면 아이들이 독서 활동을 유의미하게 받아들이고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최소 2~3시간, 가능하다면 5시간 정도를 확보하여 독후 활동에 할애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첫 시간에는 앞으로 독서 시간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학생들이 독서 시간에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설명하고 안내해야 한다. 

수업 운영 방식과 운영 시기, 차시별 수업 진행 순서 등을 설명하고, 학생들이 책 읽을 때 가져야 할 자세와 독서 일지 작성법 등을 미리 알려준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10분에서 15분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활동을 시작하도록 하는 수준에서 간략히 안내하되, 수행평가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영역과 점수 등을 상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작성해야 할 평가지 양식(독서일지나 독서 감상문 등)이 있으면 이를 미리 나눠주거나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도 좋다.

또한 이후에 이어질 크고 작은 질문에 대비하여 설명할 내용을 한 쪽 정도의 학습지나 안내문으로 제작하여 나누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별로 책을 읽는 경우라면 설명을 마친 후 각자 읽을 책을 고르게 한다.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든지 교사가 학생 수의 2~3배 정도 되는 수업 대상 도서를 확보하여 제공하고, 그 중에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고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자신이 읽을 책을 가지고 와도 되는지 묻는 학생들이 있는데, 특별히 주제 분야를 한정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허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가지고 온 책은 읽기 전에 선생님의 검토와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는 점을 미리 알려준다. 

지나치게 쉬운 책이나 너무 어려운 책, 지나치게 흥미 위주인 책, 성인물 등 수업 도서로 활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책을 읽으려고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번거롭더라도 학생들이 가져온 책을 한 권 한 권 검토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이에 더하여 처음 가져온 책을 꾸준히 읽어나가며 독서 일지를 작성하고 독후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독서라는 행위 자체를 위한 수업이 아니라,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여 한 권의 책을 정독하는 시간이며, 교사가 이 과정을 관찰하며 수행평가에 반영한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매 시간 다른 책을 가지고 와서 잠깐 읽고 마는 학생들이 생겨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모둠별 독서를 진행하고자 할 때에는 첫 시간에 모둠 편성까지 진행하도록 시간 운영을 잘 해야 한다. 

수업 안내를 짧고 굵게 진행하고 모둠 편성으로 넘어가야 전체 차시 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모둠 편성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일정 기준(성적, 인성, 교우관계 등)을 고려하여 교사가 직접 편성하기

2. 일부 학생 선발 후 무작위 배정하기

3. 전체 학생 무작위 배정하기

 

이 중에서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어떤 방식이 가장 알맞을지 교사가 판단하여 선택하면 된다. 

최근에는 교사가 직접 편성하는 방식보다는 2, 3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2번은 1학기 국어 성적을 기준 삼아 상위 6~7명의 학생을 각 모둠으로 분산시키고 남은 학생들은 무작위로 추첨하는 방식이다. 

읽어야 할 대상 도서가 다소 어려울 때나 수행평가 점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생들이 많을 때에 적용할 수 있다.

이 때 상위 6~7명의 학생을 각 모둠으로 분산시키는 이유를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을 위해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무작위 추첨으로 모둠을 만들었다가 공부 잘하는 학생들끼리 뭉쳐서 그 모둠만 압도적으로 잘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이라는 설명을 곁들이면 대부분 학생들이 수긍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설명이 없이 상위권 학생들을 뽑게 되면 선생님이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우대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학생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은 교사가 직접 뽑아서 알려줄 수도 있지만, 국어 실력이 좋은 친구가 누구인지 학생들이 추천하게 하는 방식으로 선정할 수도 있다.

학생 추천을 받는 방식은 교사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추천 받은 학생에게는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전체 학생을 무작위로 배정하는 방식은 수업 대상 도서가 학생들이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거나 활동이 수행평가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수준의 학생들도 읽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면 우수한 학생이 없는 경우에도 모둠별 독후활동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우수한 학생을 각 모둠에 나눌 필요가 없다.

중학교의 경우 자유학기제를 실시할 때에는 수행평가를 점수화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무작위 배정으로 모둠을 편성할 수도 있다.

전체 무작위 배정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의외로 쉽게 모둠 편성의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개입 없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대해 아이들도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며 모둠 편성 결과를 수용한다.

설령 자신이 배정된 모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원망을 다른 누구에게 돌릴 수 없으므로 체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교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2,30명의 아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으므로 무작위 배정을 활용하면 여러 면에서 수업 진행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무작위 배정을 하기에 앞서 남녀 비율에 문제가 있거나, 지나치게 시끄럽거나 조용해서 모둠 활동이 잘 안 될 것 같은 모둠이 있을 때에는 한두명을 다른 모둠으로 옮겨서 조정할 수도 있음을 미리 말하고 모둠 확정 전에 약간의 조정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같은 공지를 미리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사가 갑자기 모둠을 바꾸려고 하면 학생들이 크게 반발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무작위 배정은 젓가락, 종이등을 활용한 아날로그 방식 '뽑기'나 온라인 모둠 편성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아날로그 '뽑기'는 사람이 하나씩 뽑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써야 한다.

온라인으로 모둠 편성을 하려고 할 때 활용하기 좋은 도구로는 '모두의 뽑기 대장'을 추천할 수 있다. 

아래 링크나 포털 검색창에 '모두의 뽑기 대장'을 입력하여 접근할 수 있다.

 

http://classtrip.mireene.com/

 

모두의 뽑기대장

FAQ Q&A * 접속자 통계 : [오늘: 2,235] [어제: 2,938] [최대:6,324] [전체:1,752,270]

classtrip.mireene.com

 

 

 

 이 화면을 교실 TV나 스크린에 띄워두고 '모둠인원', '모둠개수', '시작번호', '종료번호', '제외할 번호(결석자나 선발한 학생이 있을 경우)'를 입력한다. 

기본 사항 입력 마친 후에 녹색의 '1. 모둠 만들기' 버튼을 클릭하여 모둠 자리를 먼저 생성한다.

그 후 파란색 '2 모둠뽑기' 버튼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이 즉석에서 모둠 배치가 이루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활용해본 모둠 편성 도구 중 가장 쉽고 편리했던 프로그램이다. 

모둠 뽑기 버튼을 누르면 긴장감 있는 배경 음악이 나오는데, 이 때 아이들이 몰입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이렇게 모둠 편성을 완료하면 바로 자리를 옮겨 모둠별로 앉아보게 한다. 

아이들이 모둠별로 앉는 것을 지켜보면 모둠 편성이 원만히 잘 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눈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만일 80% 정도의 학생들이 편성 결과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면 딱 한 번 다시 뽑겠다고 하고, 뽑기 프로그램을 한 번 더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2~4명만 조정하면 무난히 활동할 수 있는 정도이므로 사전에 공지했던 대로 약간의 조정 과정만을 거친 후 모둠을 확정한다. 

모둠이 확정되면 결과 화면을 캡쳐해서 저장한 후 교사용 모둠 자리표를 만들어서 사후 학생 관리에 활용한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과 떠들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만다. 

한 시간 버리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한 초기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즐겁게 모둠 편성까지 마치고 나면 아이들의 마음 속에 다음 독서 수업에 대한 기대감이 싹틀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